가끔 선교사로 영어로 복음을 전할 때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 나는 "기도가 가장 힘들었어요."라고 답한다. 믿지 않는 자에게 복음을 전할 때 성경에 믿을 수 있는 증거를 과학적, 역사적, 예언의 말씀을 증거 한다. 그런데 이 내용은 목회자가 된 이후에 항상 전하는 내용이라서 한 번 영어로 정리를 해 두면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가끔 중고등학교를 영어로 가르치는 학교로 다녀서 기본적인 과학적인 용어나 역사적인 사실을 영어로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그에 비해 주일에 하는 설교는 영어로 일상에 일어났던 일들을 예화로 들 때 어려움을 느꼈다. 영어에서 어려운 것은 일상의 사소한 일이다. 코를 후비고, 귀를 파고, 배가 살살 아파온다는 표현이 어렵다. 그런데 이 모든 내용보다 어려운 것은 영어로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영어로 기도를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영어로 기도하는 것을 들어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이다. 책을 읽거나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TED 강의를 시청하면 삶의 어려가지 상황을 영어로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영어로 기도를 하는 것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기도에는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형식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말로도 "하나님, 우리 마음에 평강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와 같이 평소에는 쓰지 않는 "~소서"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주변의 다른 선교사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도가 너무 힘들어서 쪽지에 적어서 모두들 기도를 위해 눈을 감고 있을 때 쪽지를 보고 기도를 읽었다는 경우도 있다. 즉각적으로 마음의 기도를 영어로 옮기기 힘들어서 쪽지에 적어 읽는 것도 처음에는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그리고 유튜브 등에 올라와 있는 미국 목사의 기도를 받아 적어서 살펴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기도를 영어로 익숙하게 되면서 영어 공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반복이 최고의 언어 습득 방법이라는 것이다. 기도가 어려우면 많이 기도해야 한다. 더 기도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기도하는 시간이 온다. 앞에서도 기도가 어려운 이유가 영어로 기도하는 것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였다고 말하였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다 힘들다. 운동도 결국은 동작이 몸에 배어서 자동적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아는 선교사분들 중에 네팔이나 남미에 가 계신 분들이 있다. 언어 습득이 최고의 과제였기에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데 처음에는 설교를 통째로 써서 읽으셨다고 한다. 보통 1시간이 넘는 설교이기에 꽤 많은 분량인데 매주 그 내용을 적어서 현지인들에게 교정을 받고 주일에 그대로 읽으셨다고 한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런데 그렇게 6개월을 하고 1년을 하면 놀랍게도 원고를 보지 않고 말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다. 물론 현지인처럼 완벽하게 발음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현지인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다.
언어는 다시 말하거니와 반복이다. 어린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도 무수한 실수를 거쳐 반복한 결과이다. 영어가 빨리 늘지 않는 이유는 반복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같은 표현이 계속 나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같은 표현을 계속 듣다 보면 나도 실제 상황에 사용하게 되고 상대방이 알아듣게 되면 그 표현이 내 것이 되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표현이 많아지다 보면 영어가 숙달이 되는 것이다. 기억하자. "무언가를 매일 하는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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